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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 압력 연습하기

by 노나우 2023.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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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의 정석 시리즈 중 "호흡 압력" 정리입니다.

 

 

 

1. ‘호흡 압력’이란

호흡 압력은 힘입니다.
호흡 압력은 ‘소리를 낼 때 힘을 주는 방법’입니다.

호흡 압력에 관한 수많은 이름들이 있습니다. 
복식 호흡, 흉식 호흡, 복압, 횡경막 단련, 아포지오 기법, 압축 호흡 등등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험으로 생겨난 용어들은 시대별 노력과 고민을 담아 발전 해왔습니다. 
‘호흡 압력’이라는 표현은 가장 간단하면서도 이 모든 용어들의 의미를 포괄합니다.

노래 호흡은 어떻게 들이마시느냐보다는 어떻게 내뱉느냐가 관건입니다.
강하게 뱉을 줄도 알아야 하고, 살살 뱉을 줄도 알아야 하며,
불필요한 낭비 없이 일정하게 뱉을 줄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호흡 압력을 얼마나 잘 다루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질문합니다.
목에 힘을 어떻게 빼나요?
힘을 빼고 소리를 낼 순 없습니다.
힘을 올바르게 주는 방법을 알아야 하는 것이죠.

호흡 압력은 두 가지 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바로 호흡을 뱉는 힘과, 참는 힘입니다.
호흡을 뱉는 힘은 케이크 촛불을 끌 때, 
참는 힘은 화장실에서 큰 일을 볼 때 느낌입니다.


신체적 느낌은 각자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대체로 명치 부근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힘이 동시에 존재할 때 호흡 압력이 생성되고
두 힘의 비율이 5:5에 가까울수록 소리 내기에 좋은 압력이 됩니다.

보통 목을 쥐어짠다, 소리가 답답하다, 맥아리가 없다 등등 

힘과 관련된 지적들은 이 두 힘의 비율이 무너졌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호흡 압력의 비율을 무너뜨리는 가장 큰 주범은 호흡의 순서에서 찾을 수 있는데

이 호흡의 순서는 가장 우선해야 할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부분이니 꼭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호흡 압력은 무조건 뱉는 힘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호흡을 먼저 뱉고, 참는 힘이 뒤따라오면서 소리가 나오는 식이어야 합니다.
한숨 쉬듯 호흡을 하아~ 하고 뱉어보세요.

그리고 흘러나오는 호흡에 소리를 실어 보낸다는 느낌으로 하아~ 목소리를 내봅니다.
이는 우리가 평상시 말할 때 나오는 소리이며, 자연스러운 호흡 압력이 적용된 소리입니다.

반대로 참는 힘이 선행되면 답답하고 먹먹한 소리가 나게 됩니다.
우리가 보통 긴장하거나 가식적인 상황에 놓일 때 몸이 경직되면서 발생하는 현상인데
노래를 부를 때 또한 인위적인 상황이므로 참는 힘이 선행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소리를 낼 때 호흡이 먼저 흘러나오는지 항상 잘 확인해보세요.



2. 호흡 압력의 3가지 역할

#1. 진정성

인간의 모든 감정 표현은 호흡 압력을 동반합니다.
배꼽 잡고 웃을 때, 꺼이 꺼이 울 때, 화나서 소리 지를 때, 등등의 경우 몸에 저절로 힘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자연스러운 감정 표현에는 항상 호흡 압력이 함께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인위적이고 가식적인 표현을 할 때 호흡 압력은 쏙 빠지게 됩니다.


신인 배우가 발연기를 할 때, 상사의 썰렁개그에 억지로 웃어줄 때, 마음에 없는 말을 할 때, 노래를 할 때 등등의 경우 나도 모르게 얄팍하고 가벼운 소리가 나게 됩니다.
이는 우리가 무언가에 집중하거나 매우 놀랐을 때 갑자기 동공이 확장되는 것과 같은 이치로 인간의 본능적인 반응이라고 볼 수 있겠죠.

노래라고 다를까요? 노래만큼 부자연스럽고 인위적인 표현은 없습니다.

예부터 수많은 가수들이 이미 인위적으로 자신의 목소리에 진정성을 이끌어내며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방법은 호흡 압력입니다.
우리의 목소리는 굉장히 신기한 악기입니다.


생각없이 크거나 작게 내기만 해도 전혀 다른 감정이 표현됩니다.
단순히 볼륨만 달라지는 보컬로이드와는 그 섬세함부터 차원이 다릅니다.

‘안녕하세요’라는 말로 큰 소리부터 작은 소리까지 차례로 들려 드리겠습니다.
[(크게) 안녕하세요!]
[(덜 크게) 안녕하세요!]
[(적당히) 안녕하세요!]
[(작게) 안녕하세요!]

볼륨만으로도 각각 달라지는 감정선이 확인되나요?
한번 해보시고 느껴보길 바랍니다.
반면 호흡 압력을 빼고 낸 소리는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호흡 압력 빼고) 안녕하세요!]

느끼셨나요?
목소리의 진정성을 원하신다면 그건 바로 호흡 압력에 있습니다.


#2. 안정감

수영선수나 가수나 일반인이나 폐활량에는 사실 큰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인간이 유전적으로 갖고 태어난 흉강의 크기가 정해져 있어서, 

별도의 훈련을 통해 폐활량을 증가시킬 수는 없다고 하죠.
그런데 가수들은 노래할 때 왜 그렇게 호흡이 안정적일까요?
그것은 들여마신 호흡을 딱 필요한 만큼만 적절히 뱉을 줄 알기 때문입니다.

 

구분 폐활량 뱉는양 여유 호흡
영철 10 8 2
옥순 10 5 5


같은양의 호흡을 가지고 노래 한 소절을 불러도 뱉는 양이 작으면 여유 호흡이 늘어납니다.
여기서 우리는 한 소절을 부르고 몸에 남아있는 여유 호흡에 집중해야 합니다.

여유 호흡이 부족할수록 우리의 폐는 고통과 답답함을 느끼게 되고
순간적으로 마셔야 하는 호흡량이 많다 보니 에너지 소모량이 많습니다.
반대로 여유 호흡이 충분하면 폐는 평온한 상태이며
마셔야 하는 호흡량도 적어서 에너지 소모량이 많지 않습니다.

 

이러한 에너지 소모량은 단순히 한 소절을 부를 때는 크게 티 나지 않지만
완창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어마어마한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콘서트에서 스무 곡을 부르면서도 멀쩡한 가수와 노래방에서 한 곡만 불러도 쓰러지는 일반인처럼 말이죠.

 

이렇게 설명하면 충분한 여유 호흡을 위해 애초에 20의 호흡을 마시면 안되냐고 질문도 오는데,
앞서 말했듯 사람은 정해진 폐활량을 따로 늘릴 수가 없기 때문에
호흡을 과도하게 들이마시면 몸에 부담이 되고 목소리 톤이 흔들리는 등
오히려 여유호흡에 방해가 됩니다.


우리가 노래할 때 충분한 여유 호흡을 갖기 위해선 반드시 뱉는 호흡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호흡 압력 훈련을 통해 체득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노래할 때의 안정감은 여유 호흡에 달려 있고,
이는 호흡 압력 훈련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3. 리듬감

리듬감에 대한 명확한 정의조차 없는 분들도 있습니다.
우선 리듬감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한 마디에 4개의 큰 박자가 있다고 가정합시다.
딱 딱 딱 딱
하나 둘 셋 넷
딱딱 끊어지는 4개의 질서있는 큰 박자를 우리는 리듬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각각 큰 박자 사이에는 무한하게 쪼개져 있는 사이 박자들이 존재합니다.
딱 딱 딱 딱의 사이에
딱딱딱딱, 따다다닥, 따르르르~~~~...
박자와 박자 사이에 끝없이 존재할 수 있는 박자를 뜻합니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지킬 수 있는 큰 박자와는 달리,
이 사이 박자들은 말 그대로 무한하게 쪼개질 수 있기에 의식적으로 다 지킬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사이 박자를 무의식적으로 표현해야 하는데 그 방법은 바로 다이나믹입니다.

하나 둘 셋 넷, 큰 박자 사이에 다이나믹을 넣게 되면
하나~둘~셋~넷~
갑자기 리듬감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다이나믹의 폭이 넓을수록 리듬감은 강해지고, 좁을수록 약해집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리듬감이란 다이나믹이란 것을 깨달을 수 있는데
다이나믹은 음의 강약을 뜻하는 것이고
음의 강약은 호흡 압력으로 조절되는 것이므로
호흡 압력을 훈련할수록 리듬감을 유려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3. 호흡 압력 연습 방법

#연습1. 평소보다 크게 말하기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작고 부드럽게 말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는 모든 동물 중 인간만이 지닌 특성이며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 어떤 나라, 어떤 문화권에 가더라도 아기들의 우렁찬 울음소리는 똑같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시끄럽다는 말을 듣고, 눈치를 보고 다른 사람을 의식합니다.
이는 인간 현상인만큼 부자연스러운 결과들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목소리가 줄어든 결과 호흡 압력을 관장하는 근육들이 퇴화하고
우리가 가진 본연의 볼륨을 내는 것이 힘겹게 느껴지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으며
계속해서 다양한 종류의 발성 장애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멀쩡한 사람들은 타고 났다는 말을 듣고 살지요.
사실 우리는 태어나면서 다 똑같은 발성 기관들을 가지고 똑같이 발성하게 되어있는데 말이죠.

 

평소보다 크게 말하는 습관을 들이면 퇴화한 호흡 근육이 다시 일하기 시작하며
우리의 목소리는 더욱 자연스러운 상태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상대방이 5미터 정도는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고 ‘안녕하세요!’ 인사해보세요.
몸에 자연스럽게 들어가는 힘이 느껴지시나요?
호흡 근육들이 일하기 시작한 겁니다.
아끼지 말고 부려 먹으세요.


#연습2. 기합 소리

호흡 압력 연습은 근력 운동과 동일하다고 보시면 되는데
기합 소리 연습은 ‘순간 근력 강화 운동’에 해당이 됩니다.
기합 소리는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큰 소리를 순간적으로 절도 있게 ‘허!’하고 내는,
태권도장 같은 곳에 가보면 흔히 들을 수 있는 소리입니다.

기합 소리를 내게 되면 자신의 뱉는 힘과 참는 힘이 최대치로 발휘되며 몸이 들썩여질 정도로 강하게 훈련됩니다.
이는 고음을 진성으로 낼 수 있게 해주는 데에 가장 효과적인 연습법이며
소리의 질감을 밀도 있게 만들어줍니다.
발음은 ‘호’ 발음으로 하며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큰 소리를 깊고 두꺼운 울림으로 내봅니다.
[호!호!호!호!]

소리는 크고 두꺼울수록 좋습니다.
가슴이나 배 등, 주로 아랫 몸통 쪽에 느낌이 오며 몸이 들썩여질 정도로 강한 힘이 들어갑니다.
가끔 힘을 적당히 주는 분들이 계시는데,
연습 효과도 없고 오히려 목이 빠르게 상하며 목을 잡는 습관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항상 내가 낼 수 있는 최대치로 내주세요!
[(잘못된 예시) 호!호!호!호!]
[(잘된 예시) 호!호!호!호!]

감을 잡았으면, 보컬의 길 세젤쉬 영상 ‘메트로놈 호흡 운동’을 1일 한 싸이클 돌아주면 됩니다.
기합소리는 특히 목에 부담이 많이 가니 장시간 연습하기보단 하루 30분씩 연습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연습3. 두꺼운 소리로 노래하기

두꺼운 소리로 노래하기 연습은 ‘근지구력 강화 운동’에 해당됩니다.
일부러 성대를 떨어뜨려 자연스럽게 강한 호흡 압력을 유도하며
후두가 내려가고, 호흡의 뱉는 힘을 특별히 강화하여
노래할 때 참는 힘이 강해 목을 잡는 분들에게 특효약이 됩니다.


또한 이 두꺼운 소리를 노래에 적용해 부르게 되면 평상시보다 훨씬 강한 호흡 압력을 부르는 내내 유지하게 되면서 내보내는 호흡을 조절하는 힘이 단련됩니다.
그렇다보니 두꺼운 소리로 노래를 하다가 다시 평상시처럼 불러보면 소리가 훨씬 안정적으로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두꺼운 소리는 흔히 말하는 ‘소몰이 창법’을 떠올리셔도 됩니다.)

성대붙이기 연습이 입을 양 옆으로 찢었다면 두꺼운 소리는 입을 위아래로 찢어야 합니다.
일부러 크게 벌릴 필요는 없습니다만 노래를 부르면서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것은 내버려 두세요.
입을 위아래로 벌리면서 ‘허’ 발음으로 두꺼운 소리를 내봅니다.
[허, 허, 허, 허]

발음이 어눌해지고 약간은 바보같은 소리가 나면서,
굉장히 깊은 울림과 함께 후두가 내려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후두가 내려간다고 억지로 후두를 내리려고 하면 다른 근육에 힘이 들어갈 우려가 있으니 억지로 내리려고 하진 마세요.
소리 자체를 깊고 두껍게 내려고 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많은 분들이 깊고 두꺼운 소리를 내보라고 하면 음 자체를 내려서 목소리를 까는 경우가 있는데 굳이 음을 낮게 낼 필요는 없습니다.
두꺼운 소리의 좋은, 그리고 안 좋은 예시로 말하는 목소리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좋은 예시) 안녕하세요 보컬의 길입니다.]
[(안 좋은 예시) 안녕하세요 보컬의 길입니다.]

감을 잡으셨다면 이 두꺼운 소리로 노래를 불러봅니다.
[좋으니 사랑해서~ 사랑을 시작할 때에~]

노래는 최소 1절, 최대 완창을 목표로 불러야 하며 아무리 힘들더라도 도중에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끝까지 꾸역꾸역 불러내는 습관이 몸에 깃들어야 하며, 그로 인해 자신의 체력에 대한 심리적인 제한이 풀어집니다.
소리는 전반적으로 볼륨이 크고 울림이 강하게 나오게 됩니다.

또한 이 두꺼운 소리로 노래를 부를 땐 음이 플랫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이 올라가지 않더라도 전혀 상관 없으니 계속해서 두꺼운 소리를 내는 데에 집중해주세요.
간혹 억지로 음을 올리려다가 소리가 찌그러지는 분들이 많습니다.
끝까지 부르고 나면 허리가 당기거나, 어지럽거나, 땀이 나거나, 목이 쉬게 됩니다.
이는 호흡 압력 연습의 정상적인 결과로 연습이 잘 된거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목소리가 안나올 정도로 목이 쉬게 되면 당분간 연습을 멈추고, 회복되는 것을 기다린 후에 다시 반복해주세요.
정확한 연습 방법으로 인해 목이 쉬는 것은 운동 후의 근육통과 같이 금방 회복되지만 
잘못된 연습 방법으로 인해 목이 쉬게 되면 차 사고가 난 것과 비슷하여 성대 결절로 이어집니다.
한 음 한 음 정확한 소리로 내는 것에 집중해야 건강하고 올바른 효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성대 컨트롤이 발성의 기술이라면 호흡 압력은 발성의 내공과도 같습니다.
보컬이 평생을 키우고 다듬어야 하는 호흡.
지금부터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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