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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존슨 리더십(Boris Johnson's Leadership)

by 노나우 2022.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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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존슨은 지난 6일 보수당내 재신임 투표에서 56% 득표로 당대표직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기간 파티 참석이 부적절했던 것으로 문제가 불거져 재신임 투표에 이른 것입니다.

보리스존슨이 핫이슈입니다.

 

알고리즘의 도움으로, 유튜브가 열어준 기회를 통해 영국 의회의 토론 광경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1. 보리스존슨

아래는 영국 의회 토론의 한 장면입니다.

PMQ는 Prime Minister's Questions, Questions to the Prime Minister라고 하여 매주 총리에게 질의답변하는 시간입니다.

 

 

네? 이게 의회 회의 장면이 맞나요?

보리스존슨은 의원들 앞에 나와서 팔꿈치로 탁상 같은 것에 기대어 서서 발언을합니다.

(탁상이 아니라 "디스패치"로, 중요 문서를 운반할 때 쓰던 상자입니다.)

인상적입니다.

 

높은 연단에 서서 좌중을 향해 연설을 하는 것이 아니고,

1인 1석 지정석에 앉아서 마이크 ON하여 연설하는 것도 아니고,

여러명이 앉을 수 있는 긴 의자에 같이 앉아 있다가 나와서 발언을 합니다.

 

 

 

보리스존슨 뿐만이 아닙니다.

좁은 장소에 많은 인원이 모여 서로 마주보고 토론을 합니다.

밀도가 높습니다.


긴 의자에 다함께 앉다보니 지정석이 없고, 더 많은 사람이 앉을 수 있습니다.

연단의 높이도 따로 높인 것이 없습니다.

단지 뒷줄로 갈수록 앞이 보이도록 약간씩 높아질 뿐입니다.

단차에 의한 위계가 보이지 않습니다.

 

크랩 KLAB 유튜브 썸네일

 

회의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스우파를 떠올리게 합니다.

자유 분방하며, 말그대로 눈치보지 않고 리액션을 합니다.

부럽습니다.

 

 

 

2. 영국 의회

보리스존슨으로 얘기한 것은 실상 영국 의회의 리더십입니다.

총리 개인이 아닌 영국 의회의 시스템이 민주적입니다.

머리도 나쁘고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대충 보기에 그렇네요.

 

영국 의회는 상원과 하원으로 나뉩니다.

상원은 귀족이고 하원은 650명의 선출직 의원입니다.

제도상 최고입법 권한은 국왕에게 있으나 실질상으로는 입법 지연 정도로 역할이 제한되며,

하원이 입법 권한을 가지며 모든 법안을 논쟁을 통해 다듬어 갑니다.

 

 

 

3. 논쟁 방식

논쟁이라는 방식은 종합 예술입니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설득력과 영향력을 높이려 합니다.

스우파처럼, 우리나라처럼, UK도 네거티브가 작렬합니다.

기품있게 행동한다면 그저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더 적합한 전략으로 판단했기 때문일수도 있습니다.

같은의자에 좁게 모여 서로 마주보고 앉아서 논쟁합니다.

의회가 살아서 역동합니다.

 

The House of Commons Chamber

 

영국 의회의 모습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본연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네요.

단, 2층도 보입니다.

하원 의원수는 650명인데, 앉을수 있는 좌석수는 400석이 조금 넘는다고 합니다.

의원 참여도가 높아지면 늦게온 사람은 서서 참여해야 합니다.

멋지네요.

 

 

 

4. 레드라인

이렇게 바글바글한 영국 의회이지만 레드 라인은 넘지 않습니다.

가운데 바닥에 레드 라인이 있습니다.

첨예한 논쟁이 벌어지는 가운데서도 반대측에 대한 침범을 하지 않는 전통이 있습니다.

의장은 레드라인을 넘는자에 대해 퇴장을 명할 수 있습니다.

퇴장을 명할 수 있는 권한보다, 전통을 존중하는 의식 수준이 의회의 완성도를 높입니다.

 

 

 

5. 아날로그 증언 방식

영국의 입법 실세인 하원 정도 되면 최첨단 오피스 장비를 갖추는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찾아본 범위에서 이들은 파워포인트나 최첨단 기기들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디스패치 위에 자료를 올리고 레드라인을 넘지 않으며 논쟁할 뿐입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대충 대충 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습니다.

대충해야 편중하지 않고 중요한 것을 짚을 수 있습니다.

 

최첨단의 현란한 슬라이드쇼보다 중요한 것은 증언입니다.

제한된 발언 시간의 증언에는 요지가 들어 있습니다.

증언만으로 논쟁하면 세상만사를 다룰 수 있습니다.

가장 빠르게, 가장 큰 일을, 가장 집중적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6. 적용하기

블로그를 영국 하원 의회와 같이 꾸며볼까요.

가장 빠르게, 중요한 일을, 분야를 가리지 않고, 매일 다룹니다.

디스패치 앞에 서는 의원의 마음으로 책상앞에 섭니다.

 

자리 보전을 마다하고 자유석 벤치에 앉으며,

필요할땐 서서 참여하는 수고로움도 불편히 여기지 않습니다.

 

의원들을 향해 발언하는 보리스존슨의 심정으로,

포스팅 안건을 중요하게 다룹니다.

논쟁과 호응, 야유를 자연스러운 동작 과정으로 이해합니다.

그리고 종합적인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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