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 관련된 이슈를 검색하던 중, 조은희 서초구청장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약에 대한 뉴스 기사가 있어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전에 작성한 2호선 지하화 개요는 71번글(주소창 끝 /71)을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
* 개요
한양대역에서 잠실역까지 지상구간의 지하철2호선을 지하화하자는 것입니다. 지하설2호선 지하화, 지중화는 오래된 이슈입니다. 광진구, 성동구 등 주민들은 20년이 넘도록 2호선 지하화를 염원 해왔으나 여러 공약들은 구호로만 남았습니다.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므로 중진의원을 선출하여 기대를 걸었으나 그 역시 무위에 그쳤습니다. 조단위 사업비를 충당하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한 구상이었다는 통념이 무기력하게 팽배한 가운데, 조은희 후보는 일머리와 정성을 언급하였습니다.
* 일머리
단순하게 일머리라고 표현한 것인데 그 의미가 무엇일까요. 제가 경험으로 체득한 의미는 이렇습니다. 일을 계획한다면 계획 단계에서 리스크 요인들을 파악해야 합니다. 되는건 된다, 안되는건 안된다 명확하게 구분을 지을줄 알아야 합니다. 안되는 일은 그 이유를 사실대로 보고해야 집단 지성을 통해 새로운 답이 나올 수 있습니다. 안된다는 점을 발견한 즉시 보고해야 바로잡을 시간이 있습니다. 오랜 세월동안 2호선 지하화가 무위에 그쳤던 것은 안된다는 보고를 하지 않은것이며, 다음 기회로 또 그 다음 기회로 이슈를 이연시키기에 급급했던 것입니다. 사람들은 지긋지긋한 지하화 이슈는 떡밥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공공 일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기는 어렵습니다. 다양한 이해당사자간의 입장 조율이 필요하고 균형있는 정책 수립과 실행이 필요할 것입니다. 특히 높은 예산이 요구되는 경우라면 더 어려운 일임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쉬웠더라면 공약으로 기대하지 않았을 것이고, 공약대로 일해주기를 바라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다만, 꼭 일이 완료되지 않더라도 진척상황을 잘게 쪼개어 관리할 수 있습니다. 2호선 지하화를 완료하지 못했더라도 최소한의 관리가 되는지마저 알기가 어렵습니다. 지하화를 위한 업무 절차는 몇단계로 이루어 지는데, 그 첫단계가 착수되지 못했고 그 이유는 무엇이다가 없습니다.
여러 뉴스기사들을 종합해보면 사업타당성 용역 결과 사업성 부족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합니다. 일머리가 있다면, 사업성이 부족한 이유를 심층 검토합니다. 타당성 용역을 3회 실시했다고 하는데, 무의미한 산발적인 타당성 용역을 할것이 아니라 결과를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서 타당성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정성
사업타당성이 없다라는 한줄의 결론, 예산을 신청했는데 반영되지 않았다는 한줄의 보고는 정성이 부족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염원과 일말의 기대를 가진 시민들에게는 더욱 큰 실망감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성공을 했을 때, 잘될 때는 한줄 보고도 좋습니다. 그러나 실패를 했을 때는 세세하고 면밀한 검토와 보고가 필요합니다.
특히, 20년여 세월동안 구호로 외쳐왔으나 실행하지 못한 일인 경우에는 실패속에서 진행 정도를 알게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수차례 실패뒤에는 한번더 믿어 달라고 하기 보다는 대승적으로 자발적으로 선수 교체를 하는 것이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었습니다.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결과는 무위였습니다. 사랑의 반대말은 싫어한다가 아니라 무관심이라는 말이 더욱 뼈끝까지 와닿습니다.
오랜세월 2호선 지하화 실패에 대한 구체적인 보고가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랬기를 바랍니다. 다만, 이 이슈를 오랜기간 들여다보는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는 좀처럼 실패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들어볼 수 없었습니다. 이따금씩 관련한 뉴스기사가 나오지만 비슷한 내용이 돌고 도는 형국으로 마땅히 진척이 있음을 알기 어려웠습니다.
* 무예산의 대안: 하늘숲길
긴 시간과 도돌이표 논쟁의 핵심 칼끝은 조은희 후보의 말씀대로 재원 마련에 맞춰진 것으로 보입니다. 약2조원의 사업비를 충당할 예산이 없다는 점, 예산을 끌어오기 위한 역량이 역부족인 점이 문제인 것입니다. 이 문제에 대하여 조은희 후보는 민간투자로부터 답을 찾습니다. 구체적으로 7.5만평의 민간부지에 용적률을 200% 가량 올려 그 절반에 대한 개발이익을 환수함으로써, 평당 3000만원 수준의 총 2.2조원의 재원마련이 가능하다고 제시하였습니다. 최소한의 정성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실현 가능하리라는 기대감이 들게합니다.
민자유치를 이끌어낸다는 방식, 용적률을 완화시킨다는 방식은 창의적인 해답은 아닙니다. 으레 유사한 타당성용역에서 대안으로 도출되는 옵션인 것입니다. 다만, 조은희 후보의 경우 수치적으로 그 기대수준을 제시해낸 점, 용도별 비율과 층별 계획을 제시한 점이 대안으로서 신뢰를 줍니다. 주거비율은 70%, 잔여 비율은 상업시설과 부대시설로 구성한다는 계획입니다. 연접 건물의 4층은 하늘숲길과 연결하여 공개공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입니다.
하늘숲길 추진에 한계점이 있다면 내용으로 반박을 하면 됩니다. 하늘숲길 공약은 반복되는 구호를 끝모르게 이연시키는 것보다 책임있는 대안이라고 생각됩니다. 오랜 시간동안 내용으로 반박할 수 있는 기반조차 마련하지 못했던 것은, 지난세월에 대한 막대한 기회비용이었습니다. 시민들은 염원하는데 일머리 없이 정성없이 세월을 흘려 보냈습니다. 용역 결과의 디테일에 대한 공론화 없이 2조원의 예산이 배정되기만을 기다리다 실패했습니다.
* 감사
그냥 감사합니다. 조은희 후보는 성동구 광진구를 지역구로 삼은 분도 아닌데, 지역 주민들의 곪아 터진 기다림을 어루만져주는 것 같아 좋습니다. 뭔가 일을 잘하는 것 같고, 정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그렇습니다. 공공 업무라는게 꼭 지지부진하고 실체가 없고 구호뿐이기만 한 것은 아니구나라는 점을 느꼈습니다. 서초구의 모습을 보면 실제로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는 쟁쟁한 평판을 가진 후보들이 많습니다. 서울시민들의 선택은 저의 관점과 다를수 있겠지요. 그래서 아직 가야할 길이 멀어 보입니다.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입니다. 앞으로 2호선 지하화는 얼마나 더 많은 기회비용을 지불해야할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적어도 후보 공약이라는 방식을 통해 진일보한 논의를 할 수 있게되어 기쁩니다. 알맹이가 있는 일처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냥 정치가보다는 행정가가, 평판보다는 성품이 좋은 분이 일을 맡아주면 좋겠습니다.
하늘숲길은 하늘숲 산책로를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9km 길이에 약 2.7만평 규모로 산책로를 만드는 것입니다. 서울로 7017과 비슷하겠지만 더 잘 만들어야겠지요. 차별화 포인트로 C-Space를 만든다고 합니다. C는 Culture를 의미합니다. 하늘숲길은 기본적으로 별마당도서관처럼 특색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부디 친환경 녹색 하늘숲길이 열리는 날이 오기를 기원합니다. 교각을 철거하고 1층을 공원화 하는 대안과 비교 논의된다면 더더욱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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