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억원을 쏟아부은 경남 창원의 로봇랜드가 1년만에 버려졌다는 뉴스기사를 접하였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경남 로봇랜드에는 국비 560억원과 지방비 2,100억원을 포함해 총 7,000억원이 투입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인천에서 진행중인 총사업비 6,500억원 규모의 제2 로봇랜드 조성이라도 재고해야한다는 의견도 덧붙였습니다.
기사 내용으로 경남 로봇랜드 조성사업에서 국지방비가 투입된 곳은 R&D 연구소, 컨벤션센터, 로봇전시체험시설, 기반시설 등입니다. 테마파크는 민자유치로 개발되어 운영중입니다. 지적사항으로서 국지방비가 수천억원이 투입된 사업이 사업계획부터 운영까지 총체적 부실이라는 언급이 있습니다. 혈세 낭비에는 마땅한 책임을 지우고 운영개선 방향은 산업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합니다.
과연 로봇랜드는 버려진 것일까요.
과연 로봇랜드는 버리기 위해 만든 것일까요.
여러모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포스팅합니다.
* 코로나 후유증은 진행중
경남 로봇랜드는 지난 2019년 9월에 첫 개장을 하였습니다. 로봇랜드의 문제점이 이슈화된 지금까지 1년여의 시간이 경과하였습니다. 2019년 9월부터 2020년 10월까지의 성과를 놓고 성공이다 실패다를 언급하기에는 무리한 측면도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2019년 11월부터 2020년 2월까지는 동절기에 따른 계절적 영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2020년 3월부터 현재까지는 코로나19로 인한 관광수요 위축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인 사건들을 차치하고 정상적인 운영과 마케팅이 정착되지 못한 사업을 두고 지적이 과도하게 나오는 것 아니냐는 시점상의 우려가 있습니다.
2009년 사업 인가를 받아 10년간 개발을 해오던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있어 왔고, 개장 전에도 사업의 방향성에 대한 지적은 있어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올 1월에는 경남도지사의 지시로 특별감사가 있었으나 감사 결과 보고서가 공개되지 않는 등의 정치적인 부분들이 복합되어 보입니다. 다만 공공개발 사업이기 때문에 따가운 지적도 수용해야 할 것이며 이미 뉴스 댓글에는 네티즌들의 비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만 본 로봇랜드나 앞으로의 공공개발에 있어 비난이 아닌 건전한 비판과 개선의 과정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공공 사업인바 공식적인 휴장 기간도 있었고 감염 예방이 우선순위였기 때문에 관광객 한명만 탑승한 롤러코스터 사진을 인용한 뉴스 보도는 시기상 아쉽게 느껴집니다.
* 공공성과 수익성
로봇랜드 조성사업에 대한 정확한 내막은 알지 못함을 먼저 밝힙니다. 뉴스기사를 통해 알게된 내용을 위주로 통상적인 관점에서 포스팅합니다. 민간투자 100% 사업이라면 현재의 로봇랜드와 같은 계획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익률을 극대화 하는 사업을 했을 것입니다. 다만 로봇이라는 아이템을 활용하여 지역에 랜드마크가 될수 있는 기념비적인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선의의 취지를 포함하여 현재와 같은 로봇랜드가 조성되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R&D연구소 도입 등 로봇 관련 공공 기능을 어떻게 살리는지가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같이 기반시설 등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 영역은 공공에서 사업비를 부담하고, 테마파크나 호텔과 같은 수익시설은 민자를 유치하는 형태입니다. 테마파크와 호텔이 수익시설이라고 표현하지만, 뉴스보도와 같이 귀납적으로는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고 민간투자자도 손실 부담을 안아야 합니다. 수도권이 아닌 경남 지역에서 탁월한 수익성을 확보하기는 어려움이 따랐을 것으로 생각되며, 공익적 측면에서 국내의 관광 수요를 지방으로 끌어오고자 하는 적극적인 취지가 있었겠으나, 과정이나 결과가 미진했다면 지적의 대상이 되는 경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감사 결과 보고서가 비공개 상태라고 하니 알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 프로페셔널리즘
이렇게 공공사업은 수익성 측면이나, 담당자들에 대한 책임부담이 뒤따르는 것인데 좀 더 프로페셔널해질 수는 없을까 생각해봅니다. 누가 와서 이 일을 하더라도 이 이상으로 잘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인정할수 있을 수준으로 처리될 순 없었을까요. 뉴스에서 지적하는 부분도 일반적인 놀이공원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 로봇관련 체험시설이 빈약하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볼거리나 체험거리가 풍성했다면 코로나를 뚫고 만원을 이루는 다른 시설처럼 로봇랜드도 인파가 몰려들었을 것이라는 지적 같습니다. 적어도 인천에 제2 로봇랜드는 막아서 컨셉적으로라도 유일무이하게 특화된 시설로 경남 로봇랜드를 살려보자는 취지가 뉴스기사에 내포되어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한편으로 공공사업의 전문화를 위한 개선 방향을 시스템 차원에서 논의하기 위해서는 공무원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겠지만 비리나 비위가 있었던게 아니라면 절차의 개선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민간이 전부 개발을 주도했다면 더 효율적이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공공이 아니라면 수천억원대의 사업비로 수익성이 보장된 사업을 두고 지역 활성화를 위한 로봇랜드를 시도하기조차 어려웠을 것입니다. 민간과 공공이 협업하는 방식을 전통적 관점에서 수익사업과 기반시설로 나누던 것을 탈피하여 새로운 구조를 모색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지자체에서 조성사업을 추진한 후에 전국구 높은 수준의 지적을 하는 대신, 조성 과정에서 전국적 관심과 역량을 모아 협업하는 방식도 고려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공공 관광자원 인프라 개발을 위한 전담조직을 형성하여 고도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트렌디한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할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하는것도 좋겠습니다. 사업계획이나 타당성에 대한 용역을 주고 책임을 분산하던 한계를 넘어 전담 기관이 직접 타당성을 검토하고 수행하고 피드백을 받는 일체형 기구가 된다면 사업성공에 대한 오너십이 강화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언론의 힘에 대한 우려
로봇랜드에 대한 기사는 앞으로 테마파크와 컨벤션 센터에 대한 후속 기사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실상을 보도하는 것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이 되나, 법 위에 언론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하여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습니다. 공공사업을 추진했던 관계자가 언론사에게 밑보였을 때 표적 기사화되고 표적 보도되는 경우에 후속기사의 형태로 압박이 들어오기도 합니다. 부디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로봇랜드의 경우에 있어서는 객관적인 어조로 뉴스 독자들에게 오해의 여지를 주지 않는 논리적인 후속 기사가 나오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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