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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년작) 영화리뷰

by 노나우 2020.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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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리뷰합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워낙 유명하고 인기도 많아서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한 무수한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팬카페에서는 제작진의 숨은 의도에 대한 설명들도 이어졌다고 하는데, 오래전에 봤던 영화라 내용이 가물가물하네요. 자 그럼 기억을 되살리는 열차를 타고 영화리뷰를 시작합니다.

 

 

 

1. 줄거리

치히로는 부모님과 함께 낯선 마을로 이사를 가게 됩니다. 이사 당일 차를 타고 가는데, 낯선 숲속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낯선숲길의 끝에는 터널과 같이 긴 스산한 문이 있습니다. 치히로의 아빠가 가장 먼저 문을 지나 들어갑니다. 엄마와 치히로도 따라 들어갔습니다.

 

문 너머의 풍경은 비현실적으로 평온하지만 인적이 없습니다. 관광지였던 시설들이 경기 침체를 겪으며 버려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인적 드문 곳인데, 한 포차에는 먹을것이 가득 차려져 있습니다. 아빠 엄마가 마구 먹어대고 어느새 돼지로 변해 있습니다. 치히로는 깜짝 놀랍니다. 밤이 깊어오니 유령들이 나타나며 거리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유령들의 마을입니다.

 

사람에게서 나는 냄새로 인해 치히로가 발각이 되는데, 하쿠라는 소년의 도움으로 죽을뻔 했던 상황에서 간신히 목숨만 부지합니다. 살아남는 방법은 일을 하겠다고 도움을 청하는 길 뿐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하쿠가 시킨대로 생존에 성공하고 온천에서 일을 시작합니다. 센이라는 이름으로 근로계약을 맺고 돼지로 변한 부모님을 구하고자 눈물을 삼킵니다.

 

센이 일하는 온천은 각종 신들을 섬기는 온천입니다. 괴상한 형체의 손님들이 피로를 풀고 갑니다. 와중에 센은 오물덩어리 손님을 성공적으로 응대하기도 하고, 용으로 변신한 하쿠의 목숨을 구해내기도 하며, 영업장에서 행패를 부리는 가와나시 요괴를 잠잠하게 만듭니다. 처음에는 온천 동료들이 센을 무시하지만, 목숨을 구해줬던 등의 이유로 센을 좋아하게 됩니다.

 

하쿠라는 소년과 센은 서로 좋아하는 사이입니다. 지내다보니 서로 구해준 인연도 있고 정이 들었습니다. 온천 고용주는 유바바라는 마녀입니다. 하쿠는 마법을 배우기 위해 유바바 밑에서 일해왔습니다. 유바바에게는 쌍둥이 언니 제니바가 있는데, 제니바의 도장을 훔치다가 목숨이 위태로워졌던 것입니다. 센이 제니바에게 도장을 돌려주었고, 하쿠의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하여 화해 했습니다.

 

센은 어느새 비현실적 세상에 적응하였습니다. 본인이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센과 치히로는 동일 인물입니다. 현실세계의 이름이 치히로, 비현실 세계의 이름이 센입니다. 비현실 세계에서는 본명을 잊어버리면 현실 세계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치히로는 본명을 또렷히 기억하고 있었고, 유바바와의 거래를 통해 현실세계로 돌아가며 영화가 끝이 납니다.

 

치히로와 유바바의 거래는 가족을 맞바꾼 것입니다. 치히로는 유바바의 아기를 데리고 있었습니다. 악덕 업주같은 유바바의 아킬레스 건은 사랑하는 아기가 있다는 점입니다. 그 아기는 유바바의 언니 제니바의 마법에 걸려 작은 하마로 변합니다. 하마 상태에서 아기는 치히로와 함께 여행 중이었고 유바바는 그런 아기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여행을 마치며 치히로는 유바바의 아기를 복귀시켜 준 것입니다. 유바바는 돼지로 변했던 치히로의 부모님과 계약 관계로 종속시켰던 치히로를 현실 세계로 돌려보냅니다.

 

현실 세계 복귀의 전제조건은 비현실 세계의 기억을 잊게 된다는 것입니다. 치히로는 하쿠와의 관계를, 부모님은 돼지로 변했었다는 것을, 온천에서 여러 에피소드들이 있었다는 것을 현실에서는 잊고 살아가게 됩니다. 치히로에게는 막연한 어렴풋한 느낌만 남아 있을 뿐입니다.

 

 

 

 

2. 감상

오랜세월 여러 팬들에 의해 분석되어 왔던 영화입니다. 허구적 상상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플라자 합의 이후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에 대한 시대적 배경을 영화화 했다고 합니다. 치히로가 제니바를 찾아 가던 기차에서 스쳐지나간 어두운 망령들이 일본인들의 절망적인 모습을 빗대었다고 합니다. 가오나시의 모습 또한 그렇다고 볼수 있습니다.

 

열심히 일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고, 먹고 마시고 여유부리는 자는 돼지로 묘사하는 모습 등이 아등바등 살아가야 하는 일본의 모습을 대변합니다. 일본 사회가 가지고 있는 직업에 대한 관념이 드러나는 부분이고, 온천 배경은 일본 고유의 문화를 보여줍니다. 유령들의 도시는 버려진 옛 관광시설들, 폐허가 된 부흥기의 모습들입니다.

 

치히로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때 일부러 일본어 스펠링을 오탈자를 냈다. 그래서 애초에 근로계약서는 효력이 없었던 것이다. 치히로가 일했던 온천의 입간판에 적혀있던 글자는 매춘을 하는 곳에서 쓰는 글자이기 때문에 실상 매춘업소에서 일한 것이다 등 분석 내용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일본어에 대해 까막눈이고, 분석을 자세히 해보지 않아서 이런 내용들을 잘 모릅니다.

 

10년 이상이 지나 영화를 재감상하니 새롭습니다. 단지 온천의 느낌이 좋아서 영화를 다시 봤습니다. 코로나 시국에 이 영화를 통해서나마 언택트 일본여행을 다녀오고 싶었을 뿐입니다. 원했던 분위기를 감상하니 좋았고, 특색있는 캐릭터들과 전개도 재밌었습니다. 굳이 분석하지 않고 감상하는 영화로 다시 봐도 좋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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