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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etc

영화 “블랙”의 W-A-T-E-R 리더십

by 노나우 2020.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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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 어느땐가 블랙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장애를 가진 여자 아이와 그녀를 가르치던 선생을 다루는 영화였는데, 어렴풋하게나마 그 장면이 기억난다.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던 여자 아이는 답답했던 때문인지 다소 거칠게 행동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인내심을 가지고 그녀를 가르쳤고, WATER라는 첫마디를 익히고 말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W-A-T-E-R라는 음절을 분리해서 밖에 말하지 못했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결국 WATER라는 말을 내뱉던 순간은 이 영화의 클리셰였다.

 

   세 살배기 아들이 자라나고 세상을 익히는 과정을 보면 마찬가지로 신기하다. 넘어졌다 일어나기를 수십번 반복하며 걸음마를 배웠었고 대형화물트럭’, ‘손잡아등 어려워 보이는 단어조차 수십번 반복하며 결국 본인의 언어로 소화해냈다. 어떻게 이렇게 조그만 아이가 사력을 다해 몰입하고 새로운 스킬을 습득하는지, 영화 블랙의 여자 주인공을 보며 감동을 느꼈던 것처럼, 아들이 실패속에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며 경외감을 느낀다.

 

   취업준비생 시절의 나는, 일종의 W-A-T-E-R를 경험했다. 취업캠프를 등록 했었는데, 공대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상경계열 위주의 영어캠프를 참석하게 되었다. 자기소개와 토론을 영어로만 말해야 했는데, 단어 단위로밖에 말하지 못했다. 아이, , ,, ,, 유니버시티, 스튜던트... 단위 시간동안 발화량이 부족했음을 스스로 알 수 있는 정도였는데, 동료 참가자의 피드백을 통해, 단어가 아닌 문장단위로 말하는 연습을 해보라는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 이후 영어 문장으로 말하기 노력을 거듭한 끝에 외국어 회화 시험에 최고등급을 받고, 기업을 들어가고, 외국인을 상대하는 일을 해왔.

 

   30대인 나의 경우, 마찬가지로 아직 성장 중이다. 이미 다 큰 성인으로 보일수도 있지만 개인 비전을 이루기 위해 공부 중이다. 개념 하나하나가 생소하고 어렵지만, W-A-T-E-R 리더십의 힘을 믿으며, 어려운 용어를 틈날때마다 내뱉어보고 있다. 단어들이 쌓일수록 나의 언어가 되고, 문제도 풀어나갈 수 있는 능력을 얻게되리라 믿는다. 한단계씩 우직하게 준비한다면 늦은 출발이 늦은것이 아님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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